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🖤
...권수영. 나는 네 옆에 있는 게 가장 무섭다.
― 걷지 않는 다리
편지는 결국 안 읽었다.
대신 네가 지나가듯이 했던 말처럼 네가 읽어주는 상상을 했다.
단 공기를 머금은 목소리가 내 귀와 얼굴을 두드렸고
네 손이 종이를 살짝 구기며 쥐고 있다.
너는 집중하던 미간을 잠시 풀고 흘긋 나를 봐주기도 했지만
곧바로 편지를 계속 읽었다.
그러다 네가 희미하게 웃었다.
그래, 저 얼굴.
저 투명한 얼굴을 다시 마주 했을 때 그 때 알게됐다.
저걸 계속 보기 위해서라면 나는 어떤 것도 바칠 수 있다는 거
내 목숨이나 네 목숨까지도
고작 신발 한 켤레만 주고갈 수 없다고 미루고 미뤘지만
앞으로 넘어지고 다치더라도 넌 일어날 거야.
다리도 나을 수 있도록 준비해 뒀으니까.
...권수영. 나는 네 옆에 있는 게 가장 무섭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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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신 네가 지나가듯이 했던 말처럼 네가 읽어주는 상상을 했다.
단 공기를 머금은 목소리가 내 귀와 얼굴을 두드렸고
네 손이 종이를 살짝 구기며 쥐고 있다.
너는 집중하던 미간을 잠시 풀고 흘긋 나를 봐주기도 했지만
곧바로 편지를 계속 읽었다.
그러다 네가 희미하게 웃었다.